이사 준비 중
한량의꿈 l

01_

7월말에 이사를 가게 되었다.

원룸은 빨리 구하는 사람이 없어서 6월 말에 다시 정확한 날짜를 조율하기로 지금 현재 집주인과 상의를 했다.

이유를 물으시길래 개인적인 사정과 집안 사정으로 인해 그렇게 되었다며 웃기만 했더니 집주인은 결혼하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하려다가 그냥 예...뭐 하고 말았다. 가타부타 말을 덧붙이는 것도 귀찮아서.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2016년에 들어갔으니까 벌써 십년 살았네.

더 일찍 나갔어야 했는데 오래도 살았다.

 

02_

6월말 짐정리를 목표로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집의 짐을 좀 줄이려고 보는데 뭘 못 버리는 성정이 여기서 드러난다.

진짜 집을 비우긴 해야 하는데 뭘 버려야 할지 모르겠네...

짐이 너무 많다.

언젠가 이사가면 뜯을 거라고 사다놓고 2년 넘게 침대맡에서 비닐도 안 뜯은 상태로 있는 매직캔 쓰레기통부터 시작해서

욕심 때문에 샀지만 주방 사이즈에 안 맞아서 사용하지도 못한 도마까지.

그래도 어제는 고장난지 2년 넘은 선풍기를 드디어 버렸다.

작동은 잘 되지만 산지 오래되어서 바스켓 코팅이 다 벗겨지고, 바스켓 벽도 지저분한..까지 쓰고 보니 이 에프도 버려야겠다.

 

03_

서브폰으로 사용하고 있는 노트10+ 뒷판이 들린다.

작년엔 무선충전이 고장나서 안 되더니 이제는 뒷판이 뜯어져서 그냥 손으로도 들린다.

때마침 삼성 할인하길래 새 핸드폰을 살까 고민하는 중(이지만 살 듯).

개비싸네.

그 와중에 삼성 할인한다고 엘지도 할인해서 노리고 있던 스탠바이미를 살까 고민 중(이지만 살 듯).

짐을 비우면 뭘 하나, 배는 늘어나고 있는데.

 

04_

에어컨과 세탁기와 냉장고도 사야 하는데, 전부 중고로 사려고 했더니

동생이 극구 말리는 중.

특히 에어컨은 중고로 사면 고생만 하니까 평수 큰 거 사서 한방에 돌리자 했던 내 원대한 꿈은 집어 치우고 조용히 작은 평수으로 사서 쓰고 나중에 중고로 팔라고 했다.

세탁기도 찝찝하니까 그냥 새거 사라고 했다.

냉장고만 허락 받았다.

그치만 사야할 가전이 너무 많은 걸...

스탠바이미 안 사면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음.

 

05_

고등학교 때인가 중학교 때인가 학원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그런 말을 했다.

인생은 쪽팔림의 연속이고, 인간은 늘 선택을 후회한다고.

그러니까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또 후회했을 거고 쪽팔렸을 거라고.

같이 수업 듣던 친구와 재밋당 ㅎㅎㅎㅎ 하면서 웃고 넘겼는데, 

가끔, 아니 꽤 자주 생각난다.

나는 늘 선택을 후회하고, 후회하는 선택만을 하고 있지만 만일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그게 나의 최선이었을 테니까라고.

같은 시간에서는 늘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선택하지 않은 대안에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으니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 내가 한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그것을 선택했어야 한다고 후회하고 있을 거라고.

물론 마음 먹은 대로 생각되지는 않아서 늘 땅을 파고, 또 땅을 파게 되겠지만.

 

06_

더운 여름, 우리 모두의 앞날에 평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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