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에게 한남짓을 당혀따
한량의꿈 l

 

01_

내가 사는 원룸 건물은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한다.

필로티 아래에 4대가 주차할 수 있는 지상 주차장도 있다.

뚱스는 기계 주차장에 들어가질 않아서 지상 주차장에 지정 주차 자리를 하나 받아서 주차 중이다.

또 원룸 현관 앞에 주차 자리는 아니지만 공간이 조금 있어서 불법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2대~3대 정도가 주차할 수 있는데, 문제는 거길 주차하면 원룸 통행이 불편해진다.

원룸 현관 입구를 피해서 주차한다고 해도 배달 오토바이 등등 때문에 금세 복잡해진다.

 

2월 중하순 어느 날이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빨간 티볼리 한 대가 원룸 현관 입구를 딱 막고 주차되어 있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불편하니까.

그래도 주차할 공간이 없었나보다, 이제 아침이니까 곧 빼겠지 하고 넘어갔다.

오후 퇴근 시까지 차는 그대로였다.

티볼리 옆구리에는 어느 새 주차금지 팻말이 딱 붙여져 있었다.

나 말고도 불편해서 짜증이 난 사람이 많았나 보다 생각했다.

쪽지를 남겼다. 통행에 불편하니까 원룸 입구를 막으면서 주차하지는 말아 달라고.

그리고 그 쪽지에 한남 한 마리가 급발진을 했다.

 

02_

3월 2일 출근하는데 차 앞유리에 A4 한 장이 나풀거리고 있었다.

2월 27일 퇴근 이후 차를 쓰지 않았고, 28일 오전 안과에 다녀올 때까지만 해도 없었다.

그러니까 28일 오전 10시 이후 ~ 3월 2일 출근 사이에 꽂아 놓았다는 말이다.

구구절절 온갖 이야기를 다 하는데 요약하자면 저 연휴 사이에 본인의 여자친구 차에 누가 주차금지 팻말을 붙여 놓았는데, 그게 나라는 거였다.

앞서 티볼리에 붙여 놓았던 주차금지 팻말도 내 짓이고.

본인이 아무리 생각해도 나 말고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없단다.

니가 운전이 미숙해서 차 넣고 빼는 게 힘들면서 정당하게 주차할 수 있는 자리에 주차한 사람에게 불만을 표시하지 말란다.

다시 한번 불만을 표시하면 차 못 빼게 조치를 취하겠다는 협박 편지였다.

 

일전에 집주인에게 물었을 때, 주차 라인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던 그 자리는 주차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들었다.

주차 금지 팻말을 옮긴 사람도 내가 아니다.

저 28일 오전 10시 이후부터 3월 2일 출근 전까지 나는 집에 틀어 박혀서 복도에도 나가지 않았으니까.

어쩌다 포스트잇을 붙인 게 초보운전이 붙은 차의 차주인 걸 알았던 모양이다.

집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 쪽지를 받았노라고 전달했다.

곧 집주인이 쪽지를 붙인 사람과 통화를 했고, 몰라서 그랬다며 죄송하다고 했으니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해꼬지 하지 않을까요, 했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잘 해결이 되었다고.

그렇게 해결이 된 줄 알았다.

오늘 아침까지는.

 

 

03_

2주일이 지난 오늘, 또 내 차에 A4 용지가 붙어져 있었다.

나는 사과라도 하려나 했다. 그들을 과대평가했던 거다.

쪽지 내용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화가 나서 쪽지를 남기는데, 그 동안 아무 일 없이 잘 살았다.

네가 예의 없이 굴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

주차 금지 팻말 붙인 건 너면서 왜 발뺌을 하냐.

블박은 장식이 아니다.

주차 금지 팻말 남의 차에 그렇게 붙여서 세우는 건 범죄다.

니가 운전이 미숙해서 불편해서 그러는 거면서 통행에 불편해서라고 거짓말을 한다.

예의를 지켜라.

운전자의 기본은 연락처를 남기는 거다.

 

2주 사이 별다른 사건은 없었다.

원룸 현관 입구를 절반 정도 막아놓은 차에 누가 또 주차 금지 팻말을 붙여 놓은 건 보기는 했지만.

출근길에 팻말 없었던 차가 찍혔고, 퇴근길에 팻말 붙은 차가 찍혔는데 영상이 아직 남아 있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한 건 관리실 앞에 주차가 되지 않았을 때 주차 금지 팻말을 옮겨 놓은 것 뿐.

주차가 되어 있지 않을 때, 빈 공간에 주차 금지 팻말을 옮겨놨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저 쪽지를 받은 거다.

아니라고 했는데, 나로 확정하고 아니라고 발뺌하지 말라고 난리를 치는 거지.

지상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사람 중 여자는 나뿐이다.

여자인데 초보운전이기까지 하니 만만해 보여서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블박 영상은 장식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영상 가지고 수사 기관에 의뢰를 하던가, 영상을 까던가.

말로만 영상 있다, 너다. 하니까 심증으로만 난리를 친다는 생각 뿐...

블박 영상이 있으면 영상 까고 여기 너 찍혔는데 왜 자꾸 아니라고 발뺌하냐고 하면 될 일 아닌가.

아 그리고,

저공해 스티커와 연락처는 그냥 고정되어 있는데 왜 연락처 없다고 예의 운운하는지 모르겠다.

지가 멍청해서 못 찾은 걸 상대방에게 책임 전가하는 게 한남 종특도 아니고.

이렇게 대꾸하면 일반 번호가 아니고 어쩌고 저쩌고 변명하시것지.

주차번호 서비스 쓰는 건 내 자유고, 그 번호로 연락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지랄이람.

오늘 쪽지 사건은 집주인이 무시하래서 무시할 예정.

 

한남은 애초에 상종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절절히 깨달은 아침이었다.

 

'한량의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컴님 힘을 내  (2) 2021.04.19
쪼렙 경험치 상승  (2) 2021.04.05
한남에게 한남짓을 당혀따  (3) 2021.03.17
으짤까나  (2) 2021.03.15
살아는 있음미다  (5) 2021.03.12
개더운 여름날  (0) 2020.06.14
  1. 아오, 극혐!!! 여자라고 만만하게 보는 핵찌질이 같으니라구.
    • 진짜 ♪♪♬♩ 급사 기원ㅠㅠ!!
    • 머져....ㅎㄴㅊ 썼는데 자동으로 저 음표 남발되는 건....? 개복치 ㅎㄴㅊ들 또 ♪♪♪했나바여...ㅎ..